목양칼럼

5월 3일(주일) 맛있는 음식보다 맛없는 음식 먹기를 즐겨야 하듯
  • 이규현 목사
  • 2026.05.03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5월을 흔히 가정의 달이라고 부릅니다. 많은 가정이 자녀들을 즐겁게 하고, 부모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해 식사 자리를 마련하고 정성스러운 선물도 준비합니다. 그 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맛있는 음식입니다. 요즘 SNS에는 맛집 소식이 넘쳐납니다. 맛있는 빵집, 식당, 카페를 찾아 먼 길을 가고, 몇 시간을 줄 서서 기다리는 일도 낯설지 않습니다.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입에서 살살 녹는 듯하고, 순간적으로 행복해집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맛있다고 느끼는 음식들 가운데 상당수는 입에 달거나 짭니다. 단맛과 짠맛은 혀를 즐겁게 하고 기분을 좋게 하지만, 지나치게 즐기면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달고 짠 음식을 계속 탐닉하면 당뇨, 고혈압, 비만 같은 질병의 위험도 커집니다. 그래서 최근에 유튜브에서 들은 수도권 어느 대학병원 의사의 말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맛있는 음식보다 맛없는 음식을 즐겨야 한다.” 건강을 위해서는 입이 원하는 음식만이 아니라 몸에 유익한 음식을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신앙생활도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는 우리 영혼에 달고 맛있는 말씀이 많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말씀, 죄인을 구원하시기 위해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셨다는 복음은 참으로 달고 귀합니다(3:16). 시편 기자도 고백했습니다. “주의 말씀의 맛이 내게 어찌 그리 단지요 내 입에 꿀보다 더 다니이다.”(119:103)

 

   그러나 성경에는 인간적으로 달지 않은 말씀도 많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16:24) 자기 부인, 십자가, 순종, 인내, 충성의 말씀은 우리의 본성(本性)에는 맛없는 음식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런 말씀이 우리 영혼을 살리고, 믿음을 자라게 하며, 장차 생명의 면류관과 영원한 영광에 이르게 합니다.

 

   입에 단 음식만 찾으면 몸이 약해지듯, 위로와 축복의 말씀만 찾으면 믿음도 약해질 수 있습니다. 성도는 달콤한 말씀만이 아니라 피하고 싶고 부담스러우며 쓰게 느껴지는 말씀도 하나님의 은혜의 말씀이요 영의 양식인 줄 알고 감사하게 받아야 합니다. 맛없어 보이는 순종의 말씀, 힘들어 보이는 십자가의 말씀 속에 참된 생명과 복이 있습니다. 맛있는 영의 양식만 좋아하지 말고, 내 육신의 성정(性情)과 나의 자아(自我)에는 맛없어 보여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말씀이라면 믿음과 감사함으로 받고 그 말씀대로 살기를 힘쓰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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