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7월 5일(주일) 어른들부터 반성해야 합니다
  • 이규현 목사
  • 2026.07.05

    우리 사회는, 특히 정치의 영역에서 과격한 진영 논리에 사로잡혀 “우리 편만 옳고 상대편은 적이며 악하다.”는 식의 일방적인 주장과 발언이 지나치게 많았습니다. 국민과 청소년들의 모범이 되고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할 기성세대의 어른들이 상식과 교양에서 너무도 벗어난 거친 언행을 마치 정의인 양 쏟아내는 모습을 우리는 자주 보며 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9일 청룡기 고교야구 경기에서 광주일고와 맞붙은 배재고 일부 야구부 학생들이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응원 구호를 외쳐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러한 구호가 운동장에서 외쳐진 것은 부적절한 일이었습니다. 승부를 떠나 상대를 존중하고 페어플레이 정신을 지켜야 할 학생 선수들이 역사적 아픔을 희화화하거나 조롱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잘못된 행동입니다. 해당 학생들은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돌아보고 반성해야 하며, 학교와 지도자들 또한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언론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7월 1일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6개월 출전 정지와 청룡기 몰수패를 의결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 사건을 두고 일부 정치인들은 해당 학생들을 향해 매우 강도 높은 비판과 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과거 자신들도 도를 넘는 거친 발언을 했던 일부 정치인들이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 반성은 하지 않고 학생들을 강하게 질타하는 모습입니다.
 

    오늘의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배우며 자랍니다. 그동안 일부 정치인들은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향해 상대를 존중하는 민주주의적 토론보다는 오만한 비난과 조롱, 경멸과 적대의 언어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장면은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국민과 청소년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었습니다. 만일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이 치열한 정치적 논쟁 속에서도 상대를 존중하고 품격 있는 언어와 이성적인 토론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면, 어린 학생들도 이처럼 거친 표현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용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기성세대가 모범을 보이지 못한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가정에서도 부모가 자녀에게 바르게 살라고 아무리 큰 소리로 말해도 부모 자신이 그렇게 살지 않는다면 그 말은 권위를 잃습니다. 오늘날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 앞에서 부끄러워하며 먼저 사과해야 할 일들이 적지 않습니다. 자신은 옆으로 걸으면서 새끼에게 “왜 똑바로 걷지 못하느냐?”고 꾸짖는 바닷가의 게 어미 이야기는 우리 자신의 거울입니다. 어린 세대를 나무라기에 앞서, 기성세대인 우리 어른들이 자신의 언행을 먼저 깊이 성찰하고 반성해야 합니다.